[7년의 밤] 뺑소니범과 가정폭력범. 두 아버지의 처절한 부성애

감독 : 추창민

 

장르 : 드라마, 스릴러

 

러닝타임 : 123분

 

개봉일 : 2018년 3월 28일

 

국내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7년의 밤 - 맥주 지수

 

 

한줄평 : 류승룡과 장동건의 뒤틀린 부성애. 공감받지 못한 원작의 재해석

 

*영화는 취향입니다.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지수임을 알려드립니다.

 

 

 


#7년의 밤 - 뺑소니와 가정폭력. 뒤틀린 부성애를 담다


 

안녕하세요. 영화엔 늘 맥주! 봉팔씨입니다. 오늘 가지고 온 영화는 7년전 출간된 소설을 원작으로 둔 '7년의 밤'입니다. 정통 스릴러의 거장으로 우뚝선 정유정 소설 원작인만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함과 동시에 우려했던 리메이크작입니다.

 

제작 과정에서 CJ와의 제작비 이슈부터 개봉지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7년의 밤'이 2년이 지난 3월 28일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냈죠.

 

장동건 M자 탈모설까지 돌며

 

많은 이의 주목을 받았던 7년의 밤

 

-이미지 출처 : 7년의 밤

 

천만 배우 류승룡과 원조 조각 미남 장동건 투톱. 심지어 장동건 두피 상태까지 이슈가 된 영화인만큼 많은 이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을 겁니다. 한 번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일단 7년의 밤 인트로 영상은 끝내줬습니다. 불쌍한 아버지역 대표주자 정석용씨가 영화의 주무대 세령호에 대해서 이야기를 읊조리는데, 대사가 영화 곡성만큼이나 찰졌습니다.

 

"난 말이여.

 

저 호수가 영 기분 나뻐.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물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어.

 

저건 보통 호수가 아니여"

 

-이미지 출처 : 7년의 밤

 

인트로 대사 듣는 순간 안먹던 팝콘 뽐뿌 올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그뿐일까요? 원작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씩 상상했던 세령호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놓은 모습은 정말 팝콘에 나쵸 추가 각이었습니다.  

 

송새벽의 발 끝따라 가다보면 나오는

 

세령호에 침수된 마을의 모습들

 

-이미지 출처 : 7년의 밤

 

그러나 인트로 대사와 인트로 장면이 영화 7년의 밤의 명대사와 명장면일줄은..꿈에도 상상 못했습니다. 그놈은 미끼를 물어분 것이여라는 곡성의 명대사가 생각날만큼 7년의 밤의 기대감은 러닝타임과는 반비례하여 흘러갑니다.

 

영화는 일단 류승룡과 장동건 두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류승룡이 연기하는 최현수는 수자원 공사 직원입니다. 그리고 한 아들의 아버지이자 아내의 남편으로 나오죠. 아내의 명령으로 새롭게 이사할 집 탐방 하러가는 류승룡. 영화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 일어납니다.

 

술 먹고 안개가 자욱한 도로를 운전 하던 중, 한 여자 아이를 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세령호에 던져버리죠. 명실공히 뺑소니범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전화 한 통으로 해결 될 수 있는 일을

 

개고생 시키는 바람에 뻉소니범이 됐잖아!!

 

남탓 시전하는 류승룡

 

-이미지 출처 : 7년의 밤

 

장동건이 연기하는 오영제는 세령 마을의 지주입니다. 아내와 딸을 가진 가장이지만, 뒤틀린 사랑으로 인해 가정 폭력을 서슴치 않는 아버지입니다. 류승룡이 교통사고를 낸 여자아이가 오영제의 딸이죠. 교통사고 났던 날 당시 오영제가 자신의 딸에게 폭력을 가하던 중에 딸이 도망을 치면서 사고의 발단이 되었죠.

 

뺑소니에 대한 죄책감에 쫓겨다니는 류승룡

 

뺑소니범을 잡는 것에 혈안이 된 장동건

 

-이미지 출처 : 7년의 밤

 

영화 7년의 밤은 장장 2시간 동안 뺑소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무너져 내려가는 류승룡과 아내와 딸 모두를 잃어버려 오로지 복수만이 생의 마지막이라 여기는 장동건의 두 대결을 그립니다. 그 안에서 각자가 뒤틀린 길을 걸었던 부성애를 담아내죠.

 

그리고 결과는 18년 개봉했던 국내 영화 중 염력과 골든 슬럼버에 이어 피했어야 할 3번째 영화로 자리매김합니다.

 

"염력도 피하고, 골든 슬럼버도 피했는데

 

7년의 밤을 피하질 못했어..끅!"

 

-7년의 밤 네이버 베스트 댓글(dyvs****)-

 

-이미지 출처 : 태양의 후예

 

 


#7년의 밤 - 영화는 왜 혹평을 피하지 못했을까?(스포주의)


 

수많은 독자들의 오한을 책임졌던 소설

 

7년의 밤

  

실로 2년 만에 개봉한 영화 7년의 밤은 원작을 이기는 리메이크작은 없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증명했습니다. 분명한 건 리메이크 한 영화가 더 잘 된 케이스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7년의 밤은 원작의 무게를 이기질 못했죠. 지금부터는 그 이유에 대해 꼼꼼히 따져볼까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감독의 각색에서 실패했습니다. 이는 소설을 영화화는 데에 대한 어려움이 아니였습니다. 기본적으로 7년의 밤 주제 변경과 그에 이어지는 캐릭터 각색에서 실패했죠. 소설에서는 두 캐릭터를 두고 악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다면, 영화에서 감독은 부성애를 그리는데 집중하다보니 두 캐릭터가 가졌던 스탠스가 180도 달라집니다.

 

류승룡이 연기하는 소설 속 최현수는 곰같은 체격을 가진 장래가 유망한 포수였습니다. 그러나 불현듯 찾아온 왼팔 마비 증상으로 인해 제대로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합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어난 사고는 그에게 평생 해왔던 야구를 뻇어가죠. 비운의 주인공 최현수. 쥐새끼 한 마리도 죽여본 적 없이 착하게 살아온 그에게 꿈이 있다면, 아들 굶기지 않으며 키우는 것과 간간히 술 마시는 것 두 가지입니다.

 

7년의 밤 가상 캐스팅에서

 

최현수의 최고 배우로 뽑혔던 마동석

 

-이미지 출처 : 범죄도시

 

소설 속에서 최현수는 영화처럼 뺑소니범임은 동일합니다. 다만 교통사고를 오로지 류승룡 연기만으로 묘사했던 영화와 달리 소설은 최현수라는 캐릭터가 당시 겪었던 심리적 갈등을 가득히 묘사해놓죠. 그리고 그 사건이 우발적이었음에 대하여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걔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평소에는 개미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착한 놈이여." 

 

-소설 최현수같은 캐릭터를 보면 꼭 나오는 한마디(Feat 동네 어르신)-

 

그래서일까요? 최현수는 우발적 사고를 일으킨 범죄자지만, 그가 가진 인간미에 대해 충분한 묘사가 이루어져 비난만 하기에는 불쌍하고 그렇다고 응원만은 할 수는 없는 캐릭터 스탠스를 가집니다.

 

그렇다면 장동건이 연기한 오영제는 소설 속에서 어떤 인물일까요?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절대 악'입니다. 도저히 공감이 불가능한 캐릭터죠.

 

소설 속 오영제는 장동건보다 오히려 박해진이 보여주는 사이코패스 느낌에 가깝다

 

-이미지 출처 : '7년의 밤','나쁜 녀석들'

 

소설 7년의 밤 속에서 오영제에게 아내와 딸은 소유물입니다. 물건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처럼 아내와 딸 역시 자신이 마음에 드는 위치에 늘 자리하고 있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틀어지는 날에는 수차례의 폭행이 시작되죠.

 

딸이 없어진 날 그가 분노하는데, 그 분노는 부성애가 아닌 감히 내 것을 누가 없앴어가 주된 이유입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 사이코패스에게 고통 당하는 최현수를 보며 죗값은 받되, 제발 오영제에게 복수 당하지는 말자라는 감정적 몰입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어느 누구 하나에게 감정을 둘 곳이 없습니다. 최현수에게 감정적 몰입하기엔 그는 뺑소니 살해범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반면 오영제는 어떨까요? 그 역시 아무리 부성애를 위해 그랬다지만, 가정폭력범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관객들은 누구 하나 포용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러자 영화는 그저 뺑소니 살해범 VS 가정폭력범 그들 만의 대결을 펼치게 되죠.

 

둘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 축구 경기가 아닌

 

파푸아뉴기니랑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남의 경기 보는 느낌

 

-이미지 출처 : 7년의 밤

 

이처럼 감독은 7년의 밤을 부성애에 대해 그리려고 하다보니 영화 제작 내내 최현수와 오영제에 집중 합니다만, 실패한 선택과 집중은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과 매력, 재미 모두를 잃게 되죠. 그 밖에도 자연스레 축소돼버린 조연들의 비중은 소설에서 여러 등장인물 관점에서 전개됐던 7년전 세령호 사건을 지나치게 평면적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원작 '7년의 밤'과 광해 왕이 된 남자의 감독 '추창민'의 앙상블만으로도 개봉되길 기다렸던 팬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눈 앞에 등장한 7년의 밤은 소설의 주무대를 시각화하는데 성공했다는 찬사만 남긴 채 참혹한 흥행 실적을 맞이합니다. 아쉬운 부분이죠. 다음에 돌아올 땐 다시 한 번 매력적인 이야기로 돌아오길 기대하면서 이상 7년의 밤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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