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범] 법을 피하는 악랄한 자들, 본격 공개 재판을 시작한다

감독 : 나카무라 요시히로

 

장르 : 스릴러

 

러닝타임 : 119분

 

개봉일 : 국내 미개봉

 

'예고범' - 맥주 지수

 

한줄평 : 따뜻하고 사이다 넘치는 스릴러 영화 한 편

 

*영화는 취향입니다.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지수임을 알려드립니다.

 

 


예고범 #1 내일의 예고를 하나하지. 선예고 후범행 본격 실천 영화


 

"착각하지마라

 

난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6시간짜리 나이트팩이 1700엔 15분 연장할 때마다 100엔이 추가된다.

 

음료수는 무한리필, 자유는 2.5평

 

이런 냄새나고 닭장같은 쪽방 구석에서 내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뭘 하고 싶냐고? 걍 닥치고 지켜나봐

 

내일의 예고를 알려주지"

 

어느날 인터넷에 뜬 의문의 동영상. 허접해보이는 신문지를 뒤집어쓴 이상한 남자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남깁니다. 그리고 예고 하나를 뚝하니 던져놓습니다.

 

"내일의 예고를 알려주지

 

이번 타겟은 죠도쿠 대학 학생 '니시 케이고'군이다.

 

그는 올해 초 같은 학교 학생이 당한

 

강간 사건에 대해 이같이 시덕거려 큰 소동이 났다

남자를 쫄래 쫄래 따라간 여자도 나빠'

 

'자업자득 아니겠어

 

기운이 넘친다니 다행이다

 

그 놈한텐 특별히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기구를 주입해주지"

 

의문의 신문지맨은 법조망을 피해 잘못을 저질러도 떳떳하게 사는 이들을 주 타겟으로 선정합니다. 그리고 라이브 방송에서 타겟을 향한 범죄 예고를 던지죠.

 

강간 사건 피해자에게 따라간 네 잘못이라며 쓰레기 발언을 한 대학생. 그는 신문지맨에게 납치 당해 성적 모욕을 당합니다. 전국민이 보는 앞에서 말이죠. '따라간 네가 나쁜 것처럼 날 따라온 너도 당해봐라 그대로 시전해주는 의문의 신문지맨.

 

이처럼 영화는 나쁜 짓을 했지만 잘 살아가는 사회적 발암 존재들을 향하여 던지는 의문의 신문지맨의 예고 범죄가 주 소재입니다. 그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세상을 위한 정의 구현을 하겠다는 그의 이야기만이 단서죠.

 

처음 경찰은 어린 애들의 장난이라 여겼지만, 점차 계속되는 예고 범죄와 이에 동조하는 시민들을 보며 위기감을 느낍니다. 아무리 그가 정의구현이라는 명분 아래 범죄를 저지른다지만, 범죄는 범죄. 사회적으로 위험한 존재였죠.

 

영화는 신문지맨과 경찰의 쫓고 쫓기는 신경전과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회를 향한 외침을 보여주며 119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채워갑니다.

 


예고범 #2 범죄자를 열렬히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영화


 

이런 영화가 또 있을까요? 범죄자를 응원하는 영화가 말이죠. 영화 예고범과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 데스노트. 데스노트 속 주인공을 보자면 '응 너 범죄자 닥치고 사형'을 때리다보니 우리는 주인공을 보며 저게 정의인가싶은 답답한 응어리를 느낍니다.

 

하지만 영화 속 신문지맨은 데스노트 속 주인공과 권선징악이라는 똑같은 노선에서 출발하지만 목적지는 완연히 다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가해자에게 역지사지를 그대로 실천해주는 신문지맨을 보면서 우리는 가슴 속 꽉 막혀있던 고구마가 뻥하고 뚫리는 쾌감을 느낍니다.

 

 

'32살이나 처먹은 전문대 출신 아저씨가

 

면접 보러 왔는데, 어떡하지?

 

용...용자다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면접하다니

 

이걸 생중계나 해볼까'

 

어찌나 떨던지 당췌 모르겠다 ㅋㅋㅋㅋ'

 

 

한 회사의 면접장. 만 32살먹은 남자가 신입사원 면접에 오자, 인사부 담당은 덜덜떠는 그의 모습을 생중계합니다. 그리고 이런 그에게 어김없이 예고장을 날리는 신문지맨.

 

"32살 먹은 남자가 입사시험을 보는 상황이

 

소리내서 웃을 정도로 재밌었나보다

 

제출된 이력서엔 몇 년간의 공백기가 있었다고 한다

 

어떤 사정으로 사회라는 레일에서 

 

한순간 발을 헛디뎠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시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

 

취직활동을 시작했다

 

이런 사람을 대체 누가 비웃을 자격이 있단 말인가?"

 

그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행동 하나 하나가 범죄임을 알면서도 응원할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영화가 점차 흐르면서, 신문지맨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유가 밝혀지죠.

 

자존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 하지만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로부터 무참히 자존심 짓밟힌 채 살아가는게 현실입니다. 신문지맨은 그들을 위해 사회 전면에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이야기하죠. 짓밟힌 누군가의 울분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하여 예고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이죠. 범죄에 있어서 합당한 이유가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우리의 마음은 그가 울린 파동에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개무섭 외치다가

 

나중에는 존멋 외치게 만드는 신문지맨

 


예고범 #3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주장은 정의를 향한 외침? 혹은 어리광 같은 징징


 

영화 속 여주인공

 

지옥같은 곳에서 자신만의 능력으로 경찰이 된 그녀

 

영화 '예고범'의 여주인공은 신문지맨을 잡으려는 수사국 경찰로 나옵니다. 어릴 적 급식비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그녀지만 죽기 살기로 올라와 경찰이라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없었던 '신문지맨'과 대비되는 존재로 등장하죠.

 

"뭐가 자존심이야!

 

어디서 그딴 어리광이야"

 

"당신은 몰라. 당신은 절대로 몰라"

 

-영화 '예고범' 조우한 경찰과 신문지맨의 대사 중에서-

 

그녀는 죽기 살기로 하면 안되는거 없는 세상에서 인터넷에서만 신처럼 떠드는 그를 보면서, 그저 루저들의 징징이라 여기죠. 그래서 절대적으로 공감하질 못합니다. 아마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녀에겐 그렇게 비춰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신문지맨은 너 조차도 다른 세상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정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잘 모른다는 대답을 남기죠.

 

이처럼 영화는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세상은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 자와 그래도 세상은 노력만으로는 안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자의 대립구도로 엔딩까지 흘러갑니다. 그리고 대립구도 끝에서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끌어내죠.

 

영화 '예고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

 

영화 '예고범'은 참신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 그리고 짜임새 있는 설정으로 흥미진진한 극 중 전개를 펼쳐갑니다. 그리고 영화가 주는 감동은 스릴러를 보면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묘미로 작용합니다.

 

다만 영화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여주인공의 캐릭터 묘사와 대립구도에 관한 포커싱이었습니다. 직관적으로 영화를 보았을 때, 여주인공이 어떤 캐릭터 설정인지 알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대립 구도에 있어서 포커싱 마저 떨어져 버리죠.

 

극 후반에 가서야 살아나긴 하는데, 그러다보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다소 약해져버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결국 이 둘 간의 대립구도 속에서 극적인 표출을 더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 부분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찰진 대사와 더불어 최근 봤던 일본 영화 중에선 가장 흥미롭게 본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막짤은 뜬금없이 등장한 숨겨진 여주인공입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여주인공 고마츠 나나

 

네가 여기서 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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