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애니메이션] 월-E : 로봇같은 인간, 인간다운 로봇

영화 : 월-E

 

감독 : 앤드류 스탠튼

 

개봉일 : 2008년 08월 06일

 

러닝타임 : 104분

 

등급 : 전체 관람가

 

월-E 맥주 지수

 

 

 

한줄평 : 인간의 감성을 가진 로봇의 이야기

 

*영화는 취향입니다.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지수임을 알려드립니다.

 


월-E #1 쓰레기로 뒤덮은 지구, 그 지구를 홀로 지키는 로봇 월-E


과학 만능주의와 효율 우선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환경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과학은 끝을 모르고 발전합니다. 하지만 늘 지나침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는 법. 과학만이 최고라 여기던 인류 행보는 결국 지구의 몰락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불러옵니다. 생태계는 파괴되어 더이상 생명체가 살기 힘들어진 지구.

 

인류는 생존을 위하여 지구를 버리게 되죠. 그리고 단 하나의 생명체(?)만이 700년 동안 지구를 지킵니다. 청소부 로봇으로 만들어진 주인공 '월-E'입니다.  7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구는 쓰레기가 온 지역을 덮어버립니다. 더이상 푸르던 지구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죠.

 

중국발 미세먼지는 새발의 피

황토색으로 변해버린 지구

그 지구를 홀로 지키고 있는 월-E

 

월-E는 홀로 남아 청소부 로봇으로 본연의 임무를 다합니다. 아무도 없는 지구를, 더이상 풀이 자라기 힘든 지구를 혼자서 700년 동안 청소를 합니다.

 

'닝겐들아, 너네가 싸고 튄 똥 내가 다 치운다'라고 외쳤을 월-E

 

월-E가 700년 동안 치운 똥은 빌딩이 되고 타워가 되어 있음

 

월-E라는 캐릭터를 보자면 참으로 특이합니다. 다시 한 번 갓픽사를 외칠 수 밖에 없는 설정을 가지고 있죠. 과학 만능주의로 황폐해져버린 지구. 그 지구를 홀로 지키는 로봇 월-E. 아이러니하게 월-E는 인간의 이성적 산물이자 과학이 잉태해낸 존재입니다. 더 웃긴건, 월-E는 지구에서 유일하게 인간의 감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입니다.

 

낡아빠져 삐걱거리는 라디오를 들으며 즐거움을 느끼고, 남자와 여자가 손을 잡고 사랑하는 감정을 동경합니다. 그리고 홀로 남은 지구에서 '외로움'을 느끼죠.

 

외로움을 그나마 달래주는 월-E의 친구 '귀뚜라미'

 

 


월-E #2 지구를 버리고 도망간 인류, 그들의 모습은?


 

이불밖은 위험해를 몸소 실천하는 닝겐들

 

리클라이너 쇼파에 앉아서 모든 일을 다 해결한다

 

이쯤되면 과학이 만들어준 최절정의 편리함

 

월-E가 소년가장 마냥 지구를 청소하고 있을 동안, 똥 싸놓고 도망간 인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지구를 700년 동안 떠난 인류는 거대한 우주선 속에서 삶을 연장합니다. 합리와 효율 그리고 과학 만능주의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인류는 여전히 지구에서 추구했던 삶을 버리지 못합니다. 오히려 극에 달해있죠.

 

그들은 리클라이너 쇼파에 앉아서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먹는 것부터 씻는 것까지 모든 것을 리클라이너 쇼파가 다해줍니다. 오늘날 바디 프렌드와는 비교도 안되는 쇼파임이 분명합니다.

 

아무튼 이를 보고 있노라면 과학이 추구하는 효율, 합리, 과학적 삶의 최절정에 달했죠. 움직이지 않으니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니 먹는 음식 양이 줄고, 결과적으로 모든 소비가 줄어듭니다. 정말 효율 뿜뿜 삶이죠. 편리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로봇이 그들을 사육하는 건지 그들이 로봇을 부려먹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하죠. 모든 일과의 시작과 끝은 로봇으로 시작해서 로봇으로 끝납니다. 로봇이 알려주는 시간에 일어나야하며, 밥 먹임을 당하고, 씻겨지고 여가시간을 보냅니다. 이건 마치 사육장에 갇힌 돼지의 삶과 흡사하죠. 잡아먹히지 않을뿐. 이런 모습들을 통해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효율과 과학이 추구하는 유토피아를 보니 느낌이 어때?"

 


월-E #3 영화 월-E가 작품성이 뛰어난 애니메이션인 이유(강스포주의)


 

픽사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무겁고 가장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뽑으라면 '월-E'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감독은 월-E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우리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과학 만능주의와 효율적 삶이 과연 질적인 삶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말입니다.

 

월-E에서 나온 인류는 분명 과학적으로 절정에 다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은 채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니, 얼마나 편리한 삶인가요. 또한 비효율적인 것들은 배제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생존'이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본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채울 수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효율'과 '과학'을 추구한 결과, 그들은 '감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춤을 추며 즐거움을 느끼는 일은 과학적이고 효율적 삶과는 이율배반적인 행위가 되어버립니다. 인공 수정이 가능한 그들의 삶 속에서 사랑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죠.

 

황폐해져버린 지구

 

감성을 잃어버린 인간

 

월-E에서 '지구'는 결국 인간을 상징합니다. 과학만능주의로 황폐해진 지구와 효율적 삶의 추구로 인해 감성을 잃어버린 인간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닮았습니다.

 

픽사는 영화 속 인간과는 정반대의 캐릭터로 '월-E'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월-E'는 인간들에게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선구자 역할을 합니다. 그들의 황폐해져버린 삶에 감성을 심죠. 바로 월-E가 애지중지했던 초록색 식물을 통해서 말입니다.

 

인류가 잃어버린 초록색 식물 

 

'식물'은 인간들의 과학적 발전으로 짓밟아버린 생명이자, 감성을 상징합니다. 극 중 인간들은 생전 처음보는 초록색 식물을 통해 잃어버린 과거의 삶을 배우게 됩니다. 그저 먹고 사는 삶이 아닌 친구들과 춤을 추고, 농사를 지으며, 웃고 떠들며 서로 사랑을 했던 삶을 말이죠.

 

"난 생존이 아니라 생활을 하고 싶다고!"

 

그리고 우주선 선장의 외침을 통해 감독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생존을 위해 효율만을 추구했던 모습을 되돌아보라고 말입니다. 지치고 바쁘다는 이유로 메말라버린 감성은 방치한 채, 그저 효율과 생존만을 추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정을 느끼고 좋아하며, 공감하고 배려를 하는 삶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말입니다. 저는 오늘 소중한 사람들에게 안부 한 통 물어야겠습니다. 이상 로봇이 인간다운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 월-E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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